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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일이 있을 때, 인간은 때때로 그것을 곱씹는 대신 그와 관련된 기억들을 의식에서 지워버리기도 한다. "군생활, 정신적 외상(trauma)"라는 제목의 글
(http://lucidian.egloos.com/4064649)을 읽다가 문득 영화 "바시르와 왈츠를 Waltz with Bashir" (http://www.imdb.com/title/tt1185616/)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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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나역시 그 지겨웠던 2년이 실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가끔씩 그 시절 함께 지낸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려보려 해도, 그것들은 절대 생각이 나지 않고  때로는 얼굴마저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기억이 나는 것이라곤 오로지 3~5초 정도 길이의 짧은 영상. 그마저도 흐릿하다. 군장을 매고 비를 맞으며 뛰었던 순간의 짧은 기억, 자메이카식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내가 황당하다고 화를내던 (순간 그의 이름이 떠올랐다) Lowe의 황당하다는 눈빛, 나로선 접해보지 않았기에 알 수 없었던 여러가지 도구들의 이름이 귀에 날아와 꽃힐 때의 느낌... 그 찰나들의 흐릿한 기억은 떠오를 듯 말 듯-이따금은 꿈 속에서 찾아오기도 한다. 그게 벌써 몇 년 전의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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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이맘 때 보았던 영화-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속 주인공 역시, 기억상실을 겪는다. 영화를 만드는 (이스라엘인) 주인공은 1982년 여름의 레바논이 당최 기억하지를 못한다. 도대체 그해 여름 레바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주인공은 함께 참전했던 동료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상담을 받아보기도 하지만 레바논에서의 기억은 마치 내가 군생활을 기억해내기 힘든 것처럼, 떠오르질 않는다.


실사가 아닌 로토스코핑으로 처리된 애니메이션 화면들은 시간과 공간을 주인공이 기억하는대로 늘이고 줄이며, 영화의 마지막에 결국 드러나게 되는 '잊혀진 기억'을 향해 전진한다. 그리고 마침내 드러나는 그의 기억은...

검색을 해보니 씨네21에 내가 하고싶었던 말이 잘 정리된 기사가 있다. "'대학살의 왈츠'를 기억하라 <바시르와 왈츠를>"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1001&article_id=54089

본문 속 소제목들만 나열해보면,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의 접목으로 82년 레바논전쟁을 추적한 아리 폴만 감독의 <바시르와 왈츠를>
-자신의 ‘이상한 경험’을 영화로 만들다
-카메라 앞에 서기를 끝까지 거부했던 이들
-더 사실적으로, 더 환상적으로
-왜 ‘깡그리 망각’은 되풀이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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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상의날개에서골방이빠진다면 트랙백 0 : 댓글 0